Department of Biomedical Sciences, SNU

[BRIC] 2011 국내 바이오 성과 뉴스 Top5 선정 - 박종완 교수님

2012-02-23l 조회수 5712
"암세포에서 만들어지는 HIF-1의 억제 기전에 관여하는 케토신 연구" Antihepatoma activity of chaetocin due to deregulated splicing of hypoxia-inducible factor 1α pre-mRNA in mice and in vitro. Hepatology, 53(1), 171–180. ◎ 인터뷰 내용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국내외 연구 흐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우리 과학계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 이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1970년에 케토신이란 물질이 흙곰팡이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뚜렷한 사용처가 없어 이 물질은 35년 동안 과학사에 묻혀있었다. 2005년 대대적인 약물검색에서 케토신이 히스톤 메틸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어서 2007년 케토신이 다발성 골수종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작용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케토신이 항암제로서 화려하게 귀환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발성 골수종의 발병률이 높지 않고, 간암 등의 고형암이 많기 때문에 고형암 치료제 개발이 더 절실하다. 본 연구팀은 “케토신이 간암세포에도 작용하지 않을까?” 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간암세포를 면역결핍 마우스에 이식하고, 케토신을 주사하여 간암 성장을 추적하였다. 케토신은 기대 이상으로 간암 성장을 둔화시켰다. 기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에 비해 그 효과가 뒤지지 않았으며 일반 독성이 적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간암세포의 괴사는 관찰되지 않았다. 어떻게 케토신이 암 성장을 억제하였을까? 혈관을 염색하여 관찰한 결과, 케토신을 투여한 암조직에는 혈관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았다. 케토신의 암혈관 형성 억제 기전이 궁금하였다. 암은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산소를 많이 소모하므로 항상 저산소 상태에 빠지게 된다.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 크기의 암덩어리 속에는 반드시 저산소 부위가 있다. 저산소 상태에서 암세포는 HIF-1를 만들고, HIF-1은 80종의 저산소 적응 단백질을 발현시켜 암세포 생존을 돕는다. 즉, HIF-1에 의해 증가하는 단백질들은 혈관신생, 에너지 대사 변화, 산성화 교정, 세포 생존 및 이동 등을 유도하여 암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저산소와 HIF-1은 암을 악성화시키는 악의 축을 이룬다. 혹시 “케토신이 저산소-HIF-1 연결고리를 끊어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여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였다. 우선, 케토신에 의해 암조직의 HIF-1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한 HIF-1을 가진 암에서만 케토신이 항암작용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케토신의 HIF-1 억제 기전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케토신은 protein과 mRNA 수준에서 HIF-1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HIF-1 gene의 chromatin state, HIF-1 mRNA 생성, HIF-1 mRNA 반감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은 HIF-1의 pre-mRNA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점에 착안하여 케토신이 RNA splicing을 억제하여 HIF-1 mRNA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찾게 되었다. 1995년에 HIF-1이 처음 발견되었고, 1998년부터 HIF-1이 암치료에 좋은 표적이라 여겨져 왔다. 지난 10년간 여러 HIF-1 억제제들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HIF-1의 mRNA splicing을 억제하는 약물은 케토신이 처음이다. 기존 약물과 다른 기전을 가지는 신약은 많은 장점을 가진다. 여러 항암제를 섞는 ‘칵테일’ 치료를 준비함에 있어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들을 섞어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HIF-1 표적 치료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다. 정상세포에서 HIF-1이 억제되면, 빈혈이나 심혈관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도 케토신은 세포 종류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였다. 즉, 케토신은 정상세포에서는 HIF-1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실제로 케토신 처치 동물에서 장기손상이나 조혈인자의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케토신은 ‘저독성 HIF-1 표적 간암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본 논문을 발표하였다." 해당 분야의 국내외 연구 흐름 소개 "간암은 우리나라 5대 암 중 하나이다. 간암은 발병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대부분 말기에 발견된다. 말기 간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 항암요법, 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아직 말기 간암 환자의 수명을 만족할 만큼 연장시키거나 암을 완치하는 치료제를 개발되지 못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간암 특이적 치료 물질이 발견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현재 국내 우수 연구진들이 간암 치료 표적을 찾고, 치료용 선도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다양한 간암 표적 항암제 칵테일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대부분 물질발굴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임상시험이 언제 진행될지 모른다. 국가와 기업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케토신은 HIF-1 mRNA splicing 과정을 억제하지만, 다른 유전자의 mRNA splicing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RNA splicing 기전에 관하여 연구되어 왔지만, 몬 연구 결과로 보면 RNA splicing도 유전자별로 특이하게 이루어지는 반응이라 여겨진다. 앞으로 케토신을 약리학적 도구로 이용하여 유전자 특이적 RNA splicing 기전을 연구하고자 한다.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본 연구자의 연구주제는 항상 암과 혈관이다. 논문을 읽거나 학회에 참석하였을 때도 이러한 연구주제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 도출은 어렵지 않았다. 본 연구는 ‘케토신이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보고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흔한 질병인 간암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한 연구 동기라 생각된다. " 과학자로서 우리 과학계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는 연구비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다. 요즈음에도 연구비를 신청하면 흔히 10 대 1 의 경쟁률도 접하게 된다. 그리고 교과부 정책이 많이 반영되어 특정 연구분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한다. 이러한 연구비 환경에서 과학자들이 본인의 세부전공을 지켜나가기란 쉽지 않다. 현대 과학은 한 우물만 파기에도 벅찬데, 연구비 수주를 위해 이렇게 전공을 바꾸어 간다면 학문의 맥을 이루기 어려울 것 같다. 연구비가 적어 연구하기 어렵더라도 세부전공을 지켜서, 그 분야에 우수한 업적을 남긴다면 연구비 사정도 나아질 것이다. 당장의 연구비 사정보다는 학문의 맥을 이루는 것에 보다 큰 가치를 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연구비 심사 과정에서도 단지 업적만을 따지지 말고 학문의 맥을 이루고 있는가를 평가하였으면 좋겠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 학생들이 가지는 불편한 진실이다. 특히 영리한 학생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말 지치도록 노력하고 한걸음 더 디딜 때 비로서 남들이 인정하는 논문이 나온다. 문제는 아무도 정말 지칠 때까지가 어디까지 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애정남에게 물어봐야 하나? 제 소견으로는 “지도교수가 미워지기 시작할 때” 가 이 시기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적기이다. 결과가 좋으면 지도교수가 전보다 더 좋아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고, 설령 알더라도 본 논문이 TOP 5에 선정 될 거라고 기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연구에 많은 관심을 주신 여러 선생님과 학생에게 감사드리고, 저를 멘토로 믿고 따라와 주는 제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BRIC > 한빛사 > BRIC이 만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