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좌교수(Dr. Aaron Ciechanover - 2004년 노벨화학상 수상) 임용기념 특별심포지엄
지난 11월 28일, Aaron Ciechanover 박사님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석좌교수 임용을 축하하기 위해 암연구소 이건희 홀에서 의과대학 및 단백질대사분과 교수님들을 모신 특별 강연이 있었다. 의과학과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로 성공적으로 학회를 마칠 수 있었으며, 이후의 저녁식사에도 많은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석좌교수로 모시게 된 영광이 많은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번 학회를 계기로 국내의 단백질대사연구 및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며, 연구역량 강화와 인력양성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 바쁘신 일정 중에도 단백질 대사 특별 심포지움에 참석해주신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성황리에 행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 학회가 앞으로 단백질 대사와 관련된 연구자들이 결속, 교류하고 연구환경을 개선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며,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권용태 교수님의 감사말씀) 치에하노베르 교수 “한국엔 의사만 많아… 의과학자 키울때 됐다”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 임용된 노벨화학상 수상자 치에하노베르 16일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아론 치에하노베르 교수가 28일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에서 열리는 특별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밝혀낸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좋은 연구 성과는 좋은 멘토를 만나야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이달 16일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2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방한한 아론 치에하노베르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는 좋은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단백질 분해 과정을 밝힌 공로로 200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1976년까지만 해도 의무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임상의였다. 임상의였던 그가 의과학자로 진로를 바꾼 것은 2004년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아브람 헤르슈코 교수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임상의를 그만두고 의과학자로 전향한 까닭은 뭘까.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학창시절부터 헤르슈코 교수에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일보다는 좀 더 중요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실제로 사람들을 진료하는 것보다 새로운 발견을 하는 데서 큰 희열을 느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임상의 배출 중심의 의과대 시스템에서 벗어나 기초의학 연구자도 함께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의학전문대학원을 세웠다. 그렇지만 의학전문대학원도 임상의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출구가 돼 버렸다. 이에 대해 그는 “젊은 학생들이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성공적인 의과학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이 지속적으로 산업계와 연계해서 젊은 학생들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의과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많아야 기초의학 연구 수준이 높아지고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단백질 연구에 대해서 “신약개발과 질병의 발병과정을 밝혀내는 데 중요하다”며 “산업체의 지원과 참여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내년 상반기부터 서울대 의대 산하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 소장으로도 활동한다”며 “서울대 의대 학생들에게 기초연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멘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 발견이 70억 인류를 돕는다니, 신나지 않나요?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온 '노벨 화학상' 치에하노베르 교수 "나도 환자 진료했던 임상의사 출신 의대생은 기초과학 연구자로 적합" "내가 처음으로 발견한 새로운 지식 덕분에, 전 세계 70억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니 신나지 않나요.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신의 비밀을 푸는 과학의 더 큰 기쁨을 한국 의대생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200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Ciechanover·66·사진) 교수는 27일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도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군대와 병원에서 총 6년간 환자를 진료했던 임상 의사 출신"이라며 "의대 졸업생은 환자와 질병에 대한 이해가 높고 시야가 넓어 기초과학 연구자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유비퀴틴(ubiquitin·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분해를 촉진하는 신호 물질)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되는 원리를 밝힌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는 연 매출 3조원대의 블록버스터 신약인 골수종 치료제 벨케이드 등 다수의 의약품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2005년 이스라엘의 한 뉴스 웹 사이트가 존경받는 이스라엘인 200명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는데,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현존 인물 중 31번째를 차지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2004년 노벨 화학상을 함께 받은 아브람 헤르슈코(76) 교수와 2년간 1년에 최소 3개월 이상 서울대 의대에 체류하며 연구와 강의를 병행할 예정이다. 2011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같은 대학 다니엘 셰흐트만(72) 교수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3명 모두 테크니온 공대 교수 출신이다. 서울대가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교수로 초빙한 것은 2008년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선정이 계기가 됐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우리나라가 바이오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기초과학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서울대 의대가 한해 2300여편의 SCI(국제논문인용색인)급 연구 논문을 내놓고 있지만 셀, 네이처, 사이언스 등 최상위 저널 논문은 드물다"고 말했다. 강 학장은 "교수들이 노벨상 수상자와 협력하면 질 높은 연구 결과가 나오고 학교와 국가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들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서울대 의대에는 상위 0.1% 이내의 최고 엘리트가 몰리지만 대부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만 진출하고 있다. 강 학장은 "국내 최고 인재들이 압구정, 청담동의 병원장이 아닌 세계 의학 연구계를 이끄는 연구자가 돼 국내외 의료 산업을 이끌길 바란다"고 말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의대 출신 기초과학 연구자가 많이 나오려면 의대의 석박사(MD·PHD) 통합 과정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세계적 석학을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국제회의와 학회 참석 등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는 '단백질 대사 연구센터'를 설립해 치에하노베르 교수를 소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치에하노베르 교수 초빙에 큰 역할을 한 권용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치에하노베르 교수처럼 전 세계 과학자들과 왕성하게 교류하는 석학이 연구센터 소장으로 있으면 우리가 이 분야 세계 연구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도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연구하다가 2010년 서울대의 차세대 우수 학자 초빙 사업을 통해 귀국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한국은 이스라엘과 교육 열기 등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훌륭한 인재가 많은 한국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아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노벨상 수상자 초빙 사업 기간이 예산 문제로 2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강대희 학장은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하면 서울대 의대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 등에서도 많은 학생이 강의를 듣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해외 공동 연구 등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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