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Biomedical Sciences, SNU

박상민 교수팀, AI 기반 빈혈 위험도 예측기술 제시

2026-08-19l 조회수 11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채혈 없이도 안저 영상만으로 혈색소 농도를 추정하고 빈혈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확보한 망막 안저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혈색소 수치를 예측하고 빈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별하는 연구를 수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반복적인 채혈이 필요한 기존 빈혈 검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이미 의료현장에서 촬영되고 있는 안저 영상을 새로운 건강정보 분석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빈혈은 혈액 내 혈색소가 정상 수준보다 낮아지는 상태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건강검진이나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데에는 비용과 검사 부담 등의 제약이 따른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에 주목해 망막에 나타나는 혈관의 색과 형태가 혈액 및 전신 건강 상태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안저 영상에서 빈혈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냈다.

연구에는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한국 성인 3만4,511명의 안저영상 6만3,528장과 혈액검사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분석 과정에서 영상 품질이 떨어지는 자료를 제외했으며, 동일한 사람의 데이터가 학습과 검증, 평가 과정에 중복해서 들어가지 않도록 개인 단위로 자료를 구분했다.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자연영상이나 의료영상으로 사전학습된 5개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용했다. 연구 대상에는 DINOv2를 비롯해 OpenCLIP, MAE, RETFound, VisionFM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각 모델에 부분적인 미세조정 방식과 LoRA(Low-Rank Adaptation) 기법을 적용해 안저 영상으로부터 혈색소 농도를 예측하는 능력과 빈혈 여부를 구분하는 성능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가장 높은 성능을 나타낸 것은 DINOv2에 LoRA를 결합한 모델이었다. 이 모델은 혈색소 농도 예측에서 평균절대오차(MAE) 0.703g/dL, 설명력(R²) 0.682를 기록했다.

빈혈 위험을 구분하는 능력을 평가한 AUROC는 0.917로 나타났으며, 특히 혈색소 농도가 11g/dL 미만인 임상적으로 중요한 빈혈군을 대상으로 했을 때 AUROC가 0.982까지 올라갔다.

연구진은 단순히 높은 예측 성능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이 안저 영상의 어느 부분을 근거로 판단하는지도 분석했다.

설명가능한 인공지능 기법을 이용한 결과, 모델은 황반과 시신경유두 주변부, 망막 혈관 등 해부학적·생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영역을 주요 판단 근거로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망막 동맥이 보다 밝고 선명하게 나타날수록 인공지능이 추정한 혈색소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반면 안저 영상 전체에 동일한 변화를 가했을 때에는 예측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인공지능이 영상 전체의 밝기와 같은 단순한 시각적 특성보다는 망막 혈관 주변에 나타나는 국소적인 특징을 활용해 혈색소 농도를 추정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안저검사가 이미 건강검진과 안과 진료 과정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별도의 채혈 절차를 추가하지 않고 기존에 확보된 의료영상을 분석함으로써 빈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먼저 찾아내고, 이후 혈액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는 대상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은 현재 기술을 기존 혈액검사를 대신하는 확정 진단 방법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자료가 국내 단일 의료기관에서 한 종류의 촬영 장비를 통해 확보됐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과 건강상태를 가진 인구집단 및 여러 종류의 안저 촬영장비를 활용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향후 외부 기관과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이 재현된다면, 안저 영상 기반 AI 분석은 건강검진이나 안과 진료 현장에서 빈혈 고위험군을 빠르게 선별하는 보조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ye에 ‘Foundation model-based haemoglobin concentration estimation and anaemia risk assessment from retinal fundus imag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에는 곽상민(Sangmin Kwak), 김재원(Jaewon Kim), 이혁종(Hyeokjong Lee), 한창호(Changho Han), 장주영(Jooyoung Chang), 박상민(Sang Min Park) 연구진이 참여했다.



출처 : 한국강사신문(https://www.lecture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