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Biomedical Sciences, SNU

이민재 교수팀, 폐선암과 노화 유도 핵심조절 인자 규명

2025-06-25l Hit 34

UBR4 유무에 따른 폐암세포 운명의 결정: 종양화 vs. 세포노화.(사진 제공=서울대)

서울대학교 기초의학교실 이민재 교수팀은 폐선암(肺線癌)의 발생을 유도하거나, 반대로 세포를 노화 상태로 진입하게 만드는 핵심 조절 인자 UBR4의 기능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운명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노화가 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세포의 운명을 가르는 열쇠로서 UBR4가 발굴된 것이다. UBR4는 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유비퀴틴 연결효소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어떤 단백질을 분해하는지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고, 이 효소가 세포에서 어떤 생리적, 병리적 역할을 하는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다.

UBR4는 장기적 스트레스 또는 손상을 입은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 재구성을 촉진함으로써, 종양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폐선암으로의 발생을 유도하였다. 폐선암(lung adenocarcinoma)은 전체 폐암의 약 40~50%를 차지하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폐암 종류이다. 주로 흡연이나 대기 오염 같은 환경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이 높아 새로운 치료 방법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대로, UBR4가 없으면 세포는 노화 상태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노화란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고 멈춘 상태로, 끊임없이 분열하는 암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에 있다. 하지만 세포가 노화로 갈지 암으로 진행될지를 결정하는 핵심 인자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UBR4가 결핍된 세포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식작용(自食作用, 오토파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에너지 결핍, 산화 스트레스, 리소좀 기능 저하 상태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종합적으로 세포를 노화로 이끌게 되며, 흥미롭게도 노화 인자를 분비하여 주변의 다른 세포들까지도 함께 노화시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UBR4를 제거한 후 이식한 폐암세포의 성장이 완전히 억제되는 것이 확인했다. 또한 실제 폐선암 환자 조직을 분석한 결과, 암이 진행될수록, UBR4 단백질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

종합적으로, 이번 발견은 암 발생이 노화와 함께 증가한다는 기존 이론을 넘어, 세포 내부에 암이 아닌 노화 상태로 유도하는 '안전장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손상된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는 대신, 미토콘드리아 조절을 통해 성장을 멈추는 방향으로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의대 기초의학교실의 생화학 이민재·조성엽 교수, 병리학 전윤경·고재문 교수, 의과학 권용태 교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한도현 교수 등 연구진들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를 주도한 이민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과 노화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세포와 동물 모델, 그리고 환자 시료를 통하여 규명한 것”이라며 “단순한 기전 연구에서 나아가,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하여 UBR4의 기능을 약물로 억제하거나 유전자 편집기술로 제거할시 페암, 나아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다양한 암에도 폭넓게 치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음도 시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이 발행하는 PNAS(미국립과학원 회보)에 2025년 6월 18일자로 발표됐다.



출처 : 이코노미사이언스(https://www.e-science.co.kr)